adminApr 09.2010
[수필] 사랑이야기 (1)
사랑 이야기 I 황정식모처럼 만에 출 퇴근 시간이 겹치고 말았다. 보통 2:30AM까지는 집에 들어가는 자신과3:00AM이면 어김없이 출근을 하는 아내인데, 출근시간이 되도록 사무실에 있다 보니 이른 새벽 함께 사무실에 있게 되었다.아빠 엄마가 함께 사무실에 있다는 것을 아는 막내 꼬마 돌돌이가 사무실 밖에서 자기를 좀 봐 달라며 죽겠다고 아우성이다.너무 시끄럽기도 하고 또 귀엽기도 하여 나가서 데리고 들어오니, 왜 “개를 데리고들어 오느냐?” 한마디 한다.대답대신 웃으며 바닥에 같이 주저 앉으며 과자를 주려고 하자 “시도 때도 없이 그런 것을 자꾸 주니까 여기 저기 오줌 싸고 똥싸지” 또 핀잔 섞인 잔소리를 한다.“아니 왜 당신은 오늘 사사건건 잔소리야?!” 버럭 소리를 지른다.들어 올 때부터 “왜 아직도 안 들어 오고, 지금이 몇 시 인줄 알기나 하느냐? 잠은 언제 자려고 그러느냐? 아침에 직원들 다 출근 한 후에 또 늦게 출근 하려고 그러느냐?” 등등 한바탕 잔소리를 들었는데, 계속 잔소리만 듣다 보니 참다 못해 그만 순간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역정을 내고 말았다. 아차! 이건 아닌데 …….!이미 후회 한들 때는 늦었고, 엎질러 진 물인데 이 일을 어찌 한다?잠시 냉냉한 침묵이 흐른다.계면 적어 잠시 밖으로 나와서 서성이는데 아! 그렇지. 한 마디의 생각이 순간머리에 떠오른다.슬며시 사무실로 들어와 고개 숙이고 멋쩍게 자기 일만 열심히 하고 있는 아내의 등뒤에 대고 “우리 인간도 똥 오줌 못 가릴 때가 있었잖아!?” 한마디 내 뱄고 분위기를 살핀다. 아무런 대꾸가 없다. 일단 수긍한다는 눈치인가? 그러나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없다.지난 6개월 사이 우리 가정엔 새로운 식구가 셋이나 늘었다.십 년 넘게 같이 생활했던 나이든 세 식구를 잃고, 아주 나이 어린 세 식구를 얻었다.태어난 지 6주되어 새크라멘토에서 데려온, 어느덧 9개월짜리 Tigger(새끼호랑이 모양의 암고양이), 5개월 전 LA에서 데려온 7개월짜리 Rookie(Male Boxer), 그리고 지난 1월 우리 집에 온 이제 생후 5개월 된 막내 꼬마 돌돌이(Pomeranian& 치아와 Mix), 대학 졸업 후 LA에서 직장생활 하는 아들, 집 떠나 대학에다니는 딸, 집에는 우리 부부 내외와 십 년 넘게 같이 사는 Joy, Smoky(재색 고양이), 그리고 새로운 새 식구 셋, 합 7식구가 같이 살고 있다.우리 내외는 언제부터인가 늘 이들 다섯 식구들의 아빠 엄마가 되어있었다.처음 12년 전 멋 모르고 2살 된 문제아 Angie를 입양했다. 집을 이사하여 여러 출구가 있는 집과 건물을 지켜줄 지킴이가 필요해서 사방 팔방으로 찾아 헤매던 중우연히 겉 모습은 너무나 보기 좋고 근사한 Angie(Female Doberman Pincher)를 무작정 집으로 데려왔다.그러나 행복과 만족은 잠시뿐, 눈에선 시퍼런 서슬이 흐르고 겁 없이 날뛰는 엔지를달랠 길이 없었다. 그런 앤지의 개성 때문에 이미 세 가정에서 버림 받은 사실을그때야 알았으니 이 일을 어쩌랴!그러나 처음엔 불가능 할 것 같던 엔지를 포기 하지 않고 안아 주고 쓰다듬어 주고사랑하자 (TLC=Tender Loving Care) 조금씩 아주 조금씩 성격이 바뀌는 것을 느꼈다. 처음 가정의 주인으로부터 너무 학대를 당하고 맞는 기억으로 인간을 두려워하고 절대 가까이 오지 않을 뿐더러 어쩌다 만지기라도 하면 소스라치며 그 무서운 이빨을 내놓고 으르렁 되던 엔지가 변하며 우리를 따르기 시작하고 틈만 나면 다가와서 함께 놀자며 크고 길쭉한 입으로 나를 꾹꾹 찌르기 일쑤였다.그런 엔지가 낮에 집에 혼자 있으면 외로울 것 같아 우리는 2개월 된 백구 세퍼드 강아지 Joy를 입양하였다. 이렇게 또 우리가정에 입양되어 사나운 엔지의 장난감 역할을 충실히 감당한 너무나도 선하고 착한 Joy도 어느덧 인간 나이 70을 넘긴 허리가 불편한 할머니가 되었다. 말썽꾸러기 엔지를 따라 가출 하기를 수 차례, 두 녀석을 멀리S.F. 에서 찾아오기도 하고, 집 나간 지 수일 후에 셀터에서 찾아 오기도 하고, 신바람 나게 뛰어 나가 돌아다니는 녀석들을 찾아 헤맨 적도 수 십 번은 된다.그런 엔지가 작년 늦여름 갑자기 죽었다. 금요일 저녁 교회 가기 전 밥을 주기 위해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아 이 녀석이 또 집을 나간 것인가 하는 생각에 동네를 차로 몇 바퀴 돌다가 포기 하고 교회로 갔다가, 다음날 아침엔 새벽 기도에 갔다가 돌아오며, 바로 셀터로 가서 가출 신고를 하고 왔는데, 토요일 오후 자매에게 한국어 학습을 받고 있는 학생 한 명이 Angie와 Joy를 보러 간다며 나왔다가 뒤뜰 구석에 쓰러져 있는Angie가 돌아왔다고 알려 줘, 이미 숨져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또, Angie가 죽기 두 달 전엔 십 년 넘게 가장 모법식구로 살아 왔던 나비(Smoky 친형제)가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방광 막힘으로 밝혀지고, 수술비 $3,000.00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안락사 시키기로 하고 집에 돌아와 고별 사진을 찍고 다시 병원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가지 않겠다고 울부짖는 나비를 보며 나와 딸아이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지난 9월말, 1살이 지나 서 뒤 늦게 입양 되어 왔던 외톨이 Cookie(흑백 고양이)는 지난 4년을 다른 식구들과 끝내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가 셀터로 보내지게 되었다.작년 이런 일들이 있고 나서 이제 두 번 다시는 새로운 식구를 입양하지 않으리라 결심 했었는데, 그 결심이 몇 달을 넘기지 못하고 말았다.똥 오줌 못 가리는 것도 부족 해 애지 중지 하는 화분을 이미 수 십 개 깨고, 그것도 모자라 심심하면 야채 밭과 화분들을 작살 내고 있는 천방지축 틴에저 Rookie, 자기만 알아 달라고 애걸 복걸하는 막내 돌돌이, 언제나 변함없이 주인을 따르는 선한 눈의Joy, 의자에만 앉으면 소리 없이 다가와 무릎에 올라 앉은 Smoky, 처음 올 때 다람쥐보다도 작아 잘 살 수 있을까 걱정 되었던 Tigger, 매일 반복되는 전쟁 같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우리부부에게 조그만 삶의 기쁨과 생각을 안겨주는 우리의 소중한 가족들이다.사랑이란 무엇인가?때로는 똥 오줌 못 가리며 말썽만 일으키고, 함께 사는 동안 나의 수고와 보호함이 없으면 살 수 없었던 개, 고양이와 한 가족을 이루고 살아 가는 동안 갖다 버리고도 싶은 충동을 수 십 번 넘게 느꼈던 것처럼 상대방을 향한 인내와 희생과 배려함과 기다림이 아닐까 생각한다.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평생 동안 자나깨나 근심걱정의 소지가 되기 일수인 우리들, 태초에 창조주 하나님께서 뜻하심이 있어 인간을 창조하시고 지금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거는 기대와 뜻 하심이 변함이 없으실 텐데 우리는 그 사실을 아는 지 모르는지 오늘도 변함없이 하루를 무 덤덤하게 살고 있지는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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