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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목사 칼럼

눅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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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CBC오피스
조회 317회 작성일 23-09-0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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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 중 하나는 ‘김’이었습니다. 아니 어렸을 때 뿐 아니라 지금도 많이 좋아합니다. 소풍갈 때 특히 ‘김’은 밥과 만나 ‘김밥’이라는 이름으로 언제나 우리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습니다. ‘김’을 싫어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김'은 인기가 있습니다. 기름기가 차르르 흐르며 먹으면 바삭 바삭 부서지면서 고소한 맛을 혀에 전해주는 ‘김’은 이제 한국을 넘어 전세계 케이 푸드로 퍼지고 있습니다.


김의 매력은 바삭함과 고소함일 것입니다. 입에 넣을 때 바삭하고 부서지는 그 느낌은 먹기도 전에 온몸에 김의 맛을 먼저 전해줍니다. 그런데 전혀 손이 안 가는 김이 있기도 합니다. 포장을 풀어 놓고 며칠 아니 하루만 지나도 김이 주위의 습기를 빨아들여 김의 특징인 바삭함을 잃고 눅눅해진 김입니다. 그런 김을 먹으면 맛도 없거니와 입에 들어가 잘 찢어지지도 않아서 먹기도 힘들고 불편함을 가져다 줍니다. 그래서 어머니들은 언제나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김은 눅눅해지기 전에 먹어라. 눅눅해지면 맛없다”라고. 같은 김인데 맛이 다릅니다. 습기를 먹고 눅눅해지면 맛이 없어지고 먹기도 힘들어집니다. 더러는 버려지기도 합니다. 같은 김이라도 눅눅해진 ‘김’은 사람들의 환영을 받지 못합니다.


신앙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 예수님을 믿으면 모든 것이 좋아보이고 주위의 모든 것이 감사로 가득찹니다. 자신의 환경은 크게 변하지도 않았는데도 모든 것이 기쁘고 즐겁고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사랑을 삶으로 나누어주게 됩니다. 참으로 삶이 바삭바삭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주위의 습기가 나의 삶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바삭바삭하던 신앙은 눅눅해지기 시작합니다. ‘나도 저렇게 신앙생활해야지’, ‘나도 더 겸손해져야지’, ‘나도 더 예배자로 나아가야지’ 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눈에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정죄하고 판단하는 데에 익숙해집니다. 눅눅해진 신앙은 그래서 나뿐 아니라 내 주위도 눅눅하게 합니다.


사람들의 입맛을 기쁘게 하려면 김이 바삭함을 유지해야 하듯이, 우리의 신앙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신앙이 되려면, 처음의 순수함 신앙의 바삭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요한계시록에서도 예수님은 에베소 교회에 다른 것을 책망하지 않으셨습니다. 바로 “첫 사랑을 잃어버림” 즉 신앙의 눅눅해짐을 책망하셨습니다. 에베소 교회도 좋은 일을 많이 했습니다. 이단을 무찌를 정도로 신앙 지식이 뛰어났고 환란을 견딜 정도로 신앙심이 남달랐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첫사랑의 무게와는 결코 비교될 수 없었습니다. 신앙은 첫사랑을 끝 사랑으로 간직하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로마서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롬 12장2절


이 세대를 본받을 때 우리는 눅눅해집니다. 눅눅해지면 그 신앙은 힘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처음 주님을 만나 말씀에 은혜를 받고, 겸손하게 섬기며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던 그 모습이 지금도 있습니까? 나보다 다른 이들을 낫게 여기고 있으십니까? 아니면 세상의 눅눅함이 내 삶에 들어와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하고 나의 뜻을 높이며 다른 이들을 판단하고 정죄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김’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때는 바삭함을 가지고 있을 때입니다. 신앙이 하나님 앞에서 기쁨이 되어질 때는 세상의 습기로 인해 눅눅해지지 않고 세상을 거슬러 신앙의 순수함 바삭함을 지켜낼 때입니다. 


눅눅해지지 말고 바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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