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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사이플 9기] 제자입니까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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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Choi
조회 4,414회 작성일 19-03-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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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훈련 개관 - “왜 제자훈련을 받으십니까?”란 물음에 대한 답

후안 카를로스 오르티즈의 “제자입니까”를 읽고

최혜은

 

  1. 들어가며

“제자도는 케케묵은 이론이 아니다.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시작이다” 이는 처음 책의 앞 뒷표지를 둘러보며 접한 문구인데 완독 후 이를 다시 보니 새롭게 다가오는 바가 있다. 대학 새내기 때 수강하는 전공수업에는 종종 “개관” 혹은 “서설”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이는 한 분야를 보다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게 해주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길잡이가 되어주는 내용의 강의이다. “제자입니까”는 마치 그러한 역할을 맡아주는 개관 서적 같다. 자칫 분명한 목적없이 훈련을 시작했다면 이 책을 통해 그 목적을 명확히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스스로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고 정돈해보며 앞으로 훈련 중간 중간 벽에 가로 막힐 때에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다시금 일어나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기억에 남는 내용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본다.

 

  1. (1) 제자 훈련의 목표

디사이플반의 첫 암송구절은 에베소서 4:13이다. 이 책 149쪽을 보면 같은 구절을 인용하며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데까지 이르”는 것이 곧 교회 공동체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적고있다. 처음 이 성구를 암송할 때는 구절 자체도 잘 이해할 수 없었고, 이제껏 딱히 이 성구가 기억에 남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를 암송한 뒤에는 이상하게도 여기저기서 이 말씀이 반복적으로 들려온다. 신년예배, 부흥사경회, 말씀카드 등 끊임없이 들려온다. 그런데 왜 이 말씀에서 우리의 훈련이 시작되는지, 대체 이 구절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의문 등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해소할 수 있었다. 이 성구가 곧 내가 받는 훈련의 목표가 되어야 하는 구나 깨닫게 되었고 더 나아가 우리 모두가 성장해야 하고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 함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훈련 교재를 공부하면서도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고 주님과의 첫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데에서 멈춰있으면 안된다는 논제를 나눈적이 있었는데 이 또한 본 서적에서 다루고 있는 제자 양육의 중요성, 성장의 중요성과 연계됨을 알 수 있었다. 하나님의 의를 구하며 그의 뜻을 행할 능력을 얻게 되는 것이 곧 에베소서 4:13이 뜻하는 바라 생각한다. 본질을 망각한 채, 내가 걸어가야 할 방향을 모른 채 그저 한 단계를 마쳤다는 성취감을 느끼려고, 혹은 주변의 시선 때문에, 혹은 지식에 대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 제자훈련을 받을 수 있다. 나 역시 어떤 선명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나의 생각을 정돈하고 “왜 제자훈련을 받으십니까”란 질문에 대한 답을 명확히 할 수 있었다.

 

(2) 종교 개혁과 현대 교회

책 201-203쪽을 살펴보면 개신교 교단, “계시에 의해 인도되지 않는 권세들의 실체”, 종교개혁 등을 다루고 있는데 이는 내가 평소 깊이 생각하지 않은, 혹은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 우물쭈물 답 하기를 어려워 하거나 슬쩍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려보려고 했던 부분들을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특별히 책에서 천주교도가 개신교의 “교단”이 성경 어디에 나오냐며 역 질문 공세를 펼쳤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이는 실제로 주변에서 종종 들어왔던 비판 중 하나이다. 개신교는 매번 자기들끼리 싸우고 갈라지는데 천주교는 그런 일 없지 않냐는 말, 조그마한 도시에 교회만 대체 몇 개냐는 비아냥 등등. 아울러 2017년에 시청했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가 생각났다. 분명 면죄부 판매, 무소불위 권력의 교황 등등 수 많은 패악과 타락을 회개하고 진정 “개혁”을 성취하기 위해 일어났던 놀라운 사건이 바로 종교개혁 아니었던가. 그 다큐멘터리도 현재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개신교 현대교회의 수 많은 문제점 등을 다루며 종교개혁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게 했었는데 이번에 본 서적에 등장하는 “영적권위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라면 어떤 형태도 비성경적이다” (p. 202)라는 표현 및 사람들은 “성령 충만함이 없는 사람으로부터 명령을 받는 데 이력이 났다. 만일 그들의 감독들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이 따로 무슨 일을 하려 하겠는가?” (p. 202), 또한 “성령께서는 1세기에나 지금에나 동일하다. 그러나 그분의 능력이 감소된 것 처럼 보인다. 그분의 능력의 농충액에 엄청난 물을 섞은 것이다. 우리가 그분을 위축시켰다” (p. 203)라는 부분 등이 다시금 마음을 때리며 강하게 다가왔다. 만약 제대로된 양육과 성장을 경험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순수하게 뽑힌” (pp. 208-209) 제자들이 또 다른 제자들을 양육하고, 책에서 묘사한 바와 같이 “새 언약 아래 일하는 성령의 일꾼” (p. 239)들로 가득한 곳이 지금의 교회라면 과연 그와 같은 비판이 있을 것인가? 교회 안에서도 세상과 다를바 하나 없이 싸우고 세상에 나아가서는 안 믿는 자들보다 더한 행동을 서슴치 않으며 개독교라 욕먹고 손가락질 당하는 일이 이토록 빈번했을까? 하지만 이러한 현실에 좌절하거나, 분노하거나, 비판하거나, 교회를 떠나버리는 것만이 정답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본 서적을 통해 양육과 성장의 중요성 및 제자훈련의 목표를 깨닫게 되면서 이에 대한 답 역시 얻을 수 있었다. “1세기에나 지금에나 동일”한 성령의 능력이 임하게 하기 위해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좀 더 명확해진 것이다.  

 

(3) 교회 공동체의 목표

마지막으로 이 책은 교회, 소그룹, 그리고 제자의 의미를 다루면서 독자로 하여금 앞으로 각자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우선 “제자를 삼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제자가 ‘되어야’” 하며 “제자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순수하게 뽑아야 한다” (pp. 208-209)는 부분을 통해 교회 소그룹 인도자의 바람직한 모습을 제시하고 소그룹의 목적을 명확히 해준다. 인도자는 이를 통해 “교회의 뼈요, 근육” (p. 229)이 되는 순/cell/소그룹 모임을 위한 담대함과 추진력 역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에베소서 4:13은 나 하나 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체 모두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먼저 제자가 된 자, 그리고 세상의 잣대가 아닌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순수하게 뽑힌 자가 나의 주인은 예수그리스도 이심을 고백하고, 하나님의 의를 구하는 삶을 살며, 소그룹을 일반 사교모임과는 다르게, 구성원의 연대감에만 의존하지 않고 인도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가끔 소그룹이 일반적인 사교모임과 하나도 다르지 않을 때가 있다. 심지어 어떤 때에는 그러한 일반적 사교모임 보다 더 세속적인 분위기로 흘러가 버리기도 한다. 또 다른 때에는 성경이 우상이 되어버리는, 즉 실천보다는 지식에만 초점을 두는 모임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것들에 끌려다니거나 압도당하는 일이 없도록 나부터 중심을 잡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목자로서 소그룹을 인도하고 다양한 색채를 지닌 목원들을 보듬으며 나아가는 삶 자체가 결코 쉽지 않고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다. 우리 소그룹 내에는 나보다 신앙의 깊이가 훨씬 깊은 목원도 있고, 예수님을 갓 만난 새신자도 있으며, 단지 사교활동의 일환으로 사람만을 보고 참석하는 목원도 있다. 이전에는 이러한 다양한 색채들이 큰 부담으로만 다가왔다면 이제는 다르다. 이 책을 통해 소그룹 모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할 수 있었고 그 안에서의 나눔과 공동의 영적 성장이 곧 건강한 교회로 이어질 것임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1. 나가며

저자는 왜 우리는 이 시대에 “그리스도의 사역을 감당하고자 훈련받기 위해 교회를 떠나 신학교로 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 (p. 150)을 던진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으로 “교회가 제 할일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 (p. 150)라고 주저없이 자기 비판을 한다. 이는 매우 신선한 접근이며 명쾌한 답이었다.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고 누구나 단점은 가리고 장점만 자랑하기 마련인데 저자의 담백한 화법과 진솔한 고백을 통하여 먼저 자신이 제자가 되는 것, 먼저 깨어지는 것이 무엇인지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더 나아가 훈련과 성장의 정수를 교회에서 맛볼 수 있을 것이며 “새 언약 아래서 일하는 성령의 일꾼” (p. 239)은 오직 하나님만이 만드실 수 있다는 점을 통하여 제자훈련에 대한 기대와 동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긴 여정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 훈련 서론의 역할을 담당해준 이 책을 먼저 만나고 나아갈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끝-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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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님의 댓글

이수진 작성일

혜은 자매님. 깊은 고찰과 뚜렷한 후기가

얼마나 깊이 책장을 앞뒤로 넘기며 고민하며 감동하며 읽으셨는지 잘 나타납니다.

자매님 목장의 목원들에게 큰 복입니다

정말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