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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사이플 목요 오전반 민테레사 순종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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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테레사
조회 481회 작성일 25-05-0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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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을 읽고

디사이플 목요오전반 민테레사

 

 이 책의 첫 부분, 저자가 담임목사님께 자신의 계획을 사전에 공유하고 아주 공을 들여서 모든 과정을 다 준비해왔는데, 하루아침에 담임 목사님의 반대로 인해 본인이 하려던 프로젝트를 시작도 못해보고 접어야 하는 내용을 읽고 나는 정말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것은 과거 나의 사회생활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결혼해서 미국으로와 살기 전엔, 한국에서 10년 동안 회사 생활을 했었다. 그 시절은 나에게 정신적, 육체적 고통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한국의 가장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가졌다고 유명한 대기업에서 나는 매일 같이 영적 싸움을 해야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고 하나님께 하듯 섬기라고 하시는데, 나는 매일 상사들에 대한 불만과 그들의 무능력, 정치로만 회사생활을 유지한다는 비판적 시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매일 출근하는 문을 열 때 마다, 오늘은 화내지 말아야지, 오늘은 남들을 욕하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며 들어가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면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그 다짐들은 산산히 부서지고 무너졌다. 그때마다 그 마음을 말씀으로 다잡는 나 자신과 불공평한 그들의 처세에 불만 가득한 나 자신이 치열한 갈등을 하며, 하루 종일 마음이 힘든 시간들이었다. 그래서 몸도 자주 아프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결국 나의 불순종한 태도가 그 모든 힘든 생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깨닫게 되었다. 나는 그들에 대한 나의 마음을 적절히 숨기지 못했고, 불순종과 무시적인 태도를 드러내었다. 그들이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이 순종적인 태도를 보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제와서 이런 깨달음을 얻어서 무엇하는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아픈 과거의 기억에 나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덜 아픈 기억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 프로세스를 지금 내가 속한 집단인, 이 가정에서도 적용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나는 우리 가정의 영적 제사장으로 세우신 남편을 굉장히 존중한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부족한 모습들을 자주 직면하다보니(나 역시 그러하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러한 때에는 순간적으로 업신여기는 마음이 생긴다든지, 어리석게 느낀다든지 하는 마음으로 그를 무시하는 실수를 자주 범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선택할 때 그의 의견을 묻지 않고 내 마음대로 정하고 통보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나의 이런 태도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으시고 대단히 잘못되었다고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그 부분에 대해서 남편과 나누게 되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그동안 우리 부부의 안보였던 문제들까지 어루만져지는 것을 경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잊고 실수하겠지만, 그 때마다 지금의 마음을 떠올리며 노력할 것을 다짐해본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꽤나 긴 시간동안 상당히 불편한 마음이어야 했다. 마치 사람들이 겪는 고난은 모두 불순종으로 인한 결과임을 알리는 사례들만 나열되었기 때문인다. 지금 내가 겪는 고난은, 그동안 겪어왔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이 엄청난 심적 고통이 나의 불순종 때문이란 말인가, 대체 난 무슨 큰 잘못을 했기에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가. 정말 내가 그리도 극악무도한 잘못을 했단 말인가. 그러다 120쪽에 ‘다른 사람의 고난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라는 아주 짧을 글을 읽고 그나마 마음이 좀 가라앉았다. 사람의 겪는 고난과 문제들의 원인이 반드시 불순종은 아니라는 글이었다. 그리고 138쪽에서는 절대 아무런 목적 없이 고난을 허용하지 않으신다는 내용도 있다. 영원의 관점에서 선하신 하나님은 결코 우리가 해를 당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신다고도 한다. 영원의 관점에 대해서는 나도 철저하게 동의한다. 하지만, 지금 내가 겪는 이 일에 정말로 목적이 있다면, 그래서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하셨다면 난 정말 받아들일 수가 없다. 지금은 정말로 그렇다. 나중에 시간이 많이 흘러 과연 깨닫게 될지도 의문이다. 여지껏 나는 나중에 돌이켜보면 그분의 일하심, 그분의 인도하심을 알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굳게 지키며 살았다. 하지만 이번 일만큼은 그 어떠한 것도(선한 계획이 있다는 말 조차도 듣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정말로 이 마음이 치유가 될까… 정말로 그걸 하나님께서 하실까… 믿어지지 않지만, 그만큼 불가능한 것은 정말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기에 또 믿음을 붙잡을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나에게 말그대로 “이해되지 않지만, 절대적으로 ‘순종’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함을 계속적으로 이야기해왔다. 맘에 들진 않았지만 그야말로 정말 시기 적절한 하나님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순종하는 마음으로 버텨내보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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