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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사이플 13기 - 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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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상연
조회 75회 작성일 24-04-09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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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어린시절 내 삶에 큰 영향을 줬던 감사했던 한 사람이 생각이 났다. 나는 사정상 부모님 대신 어려서 부터 충주에 작은 시골 마을에 자리한 외갓집에서 할아버지 손에 자랐다. 무뚝뚝 하신 분이셨지만 외갓집에서 눈치만 보며 있던 내게는 든든한 피난처 이자 요새가 되신 담배를 좋아하셨던 외할아버지는 내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 즈음 갑자기 폐암으로 돌아가셨고 외가 가족들은 다 도시로 흩어지셔서 각자의 길을 갔다. 홀로 충주에 남아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나는 새벽엔 신문배달 그리고 방과 후에는 그시절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모이던 PC 방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창시절을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PC 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지라 모든 게임을 섭렵하게 되었고 그 중에 몬스터들을 잡으며 캐릭터를 더 강하게 육성하는 ‘바람의나라' 라는 롤플레잉 게임에 심취하여 내가 일을 하는 시간엔 친구들이 돌아가며 함께 육성하여 주고 주말에는 열심히 나도 육성하여 서버에서 강력한 힘을 가진 캐릭터를 구축했다. 게임에는 ‘문파' 라는 이름으로 세력을 구축하여 성을 차지하는 공성전이 매주 있었고 성을 차지한 문파는 게임에서 구하기 어려운 아이템들을 사용할 수 있는 절대 권력의 혜택이 주어졌다. 그래서 세력이 큰 문파에 가는 것이 게임 안에서는 모두가 너무나 원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되었고 그런 문파에 들어가려면 강하거나 연줄이 있어야 했다. 어느 사회가 그렇듯 게임에서도 착한 무리와 악한 무리가 존재하였고 어느 날 약한 사람을 상대로 등쳐먹는 무리를 돕고 있는 사람을 우연히 지나가다 만나게 되어 돕게 되었다. 그 돕던 사람은 공성전에서 승리할 만한 세력을 가진 문파는 아니었지만 평이 좋은 한 문파를 이끌고 있었고 약한 자들을 악의 무리에게서 보호하고 게임 내에 깨끗한 질서를 추구하는 철학을 가지고 문파를 만들었다고 하여 그 문파에 함께하게 되었다. 게임 안에서 전체 10위 안에 손에 꼽는 강력한 전사(Knight) 캐릭터였던 나와, 나보다 더 높은 순위이며 힐러(Healer) 였던 문파장 분은 공성전에서 이겨 성을 차지할 만한 크고 강력한 문파들의 스카웃 제의를 많이 받았지만 우리는 그것을 고사했다.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연락이 오면 함께 여기저기를 누비며 악의 무리들과 맞서 싸우고 사건 사고들을 해결하며 약자들을 도와주러 다녔다. 소수 였지만 다들 순위가 높은 정예 이기에 모이면 왠만한 악의 무리는 소탕 시킬 수 있었고 그것이 좋았던 나는 어느새 그의 오른팔이 되어있었다. 대전에 살았던 그분은 나보다 스무살이나 많은 30대 초반인 부모님의 작은 물류 회사를 물려 받아 운영하시는 분이었고 호칭도 언젠가 부터 문파장님 에서 삼촌으로 바뀌었다. 게임 말고 따로 취미가 없으셨던 삼촌은 자주 주말에 차를 운전하시고 1시간 반 거리를 달려와 내가 일하는 PC방에서 함께 악의 무리들도 소탕하고 먼저 살면서 깨달은 삶의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해주셨다. 또 오실때마다 내가 평소에 돈이 아까워 먹어보지 못했던 맛있는 것들을 사주시며 그의 착한 마음을 내게 자연스럽게 심어주셨고 나는 그의 착한 마음을 닮고 싶다는 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함께한 시간이 흘러 나는 고등학생이 되고 삼촌도 결혼을 하시며 게임에 접속하는 횟수나 시간이 줄어들고 나는 학업에 삼촌은 가정에 충실하게 되었지만 지독히 쓸쓸하고 외로웠던 사춘기의 방황을 삼촌이 잘 잡아주셔서 탈선 없이 무난한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 나는 성인이 되었고 미국에 오게 되었다. 어려운 시간이 참 너무나도 많았지만 잘 견디어 직장 내에서도 성실함으로 신뢰을 얻고, 교회 청년부에서도 수년간 임원을 맡으며 열심으로 하면 안될것이 없다는 마음으로 필요한 곳에서는 어디든지 시간과 물질과 나의 체력을 아끼지 않고 내주었다. 이 시간이 몇년이 반복되고 이번에는 쓸쓸하고 외로운 사춘기가 아닌 ‘나는 이렇게 사는것이 맞는 것인가? 이렇게 살다가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에 대한 영적인 갈급함과 메마름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우고 있었다. 활기를 잃은 나는 이 마음을 하나님께 몇달 동안 계속 외쳤고 그때 하나님께서 청중들에게 그저 좋은 말씀을 주시는 교수님의 수업 같이 들렸던 목사님의 설교 시간과 도덕 책 같이만 보였던 성경 속으로 나를 손수 데리고 가 주셔서 그리스도 예수로 만나주셨다. 니고데모요, 사마리아의 여인이요, 베데스다 연못의 앉은뱅이 였던 나를 찾아오셔서 그의 나라를 보여주시고 칠흑 같던 어둠의 늪에서 나를 건져주셨던 그 시간이 나는 육의 삶을 마칠때 까지도 생생할 것 이다. 내게 찾아오신 예수님을 주위에 알리기에 열성이었고 활력을 얻은 일상도 회복하고 생기를 되찾아 왔다. 그런데 이 시간도 시간이 흐르니 무뎌졌다. 매일 같이 연락을 주셨던 게임의 삼촌과는 달리 하나님은 나에게 내가 먼저 찾아가야 만나 주시는 우선권을 주셨다. 그렇다 보니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그의 날개 아래 거하고 싶어했던 마음은 내 안에 또 다른 세상의 것 들로 채워져 가고 있었고 그로 인해 내 마음 속 잡초들이 무성히 피어났다. 하나님의 질서가 깊게 뿌리 내리지 못한 내 마음은 잡초들의 방해로 인해 기근이 왔고 분열이 일어났다. 내 일상은 하나님의 시선과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함께 공존하고 있있어 불안정한 마음은 점점 커져 갔다. 이러면 안되겠다는 위기감을 느꼈지만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고 새벽기도 말씀 가운데에 나를 훈련의 틀 안에 넣어 두어야 하겠다는 마음을 주셔서 페이도를 마치고 기노스코와 디사이플스 제자 훈련에 나를 밀어 넣었다. 당연히 잘 되지 않았다. 현재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서 라는 핑계로 ‘죽어도 하나님 앞에서 죽자’ 라는 마음의 절실함이 없고 컨디션이 허락하는 선 안에서만 겨우 해내는 수준이었다. 게임 속에서는 매일 같이 관계를 쌓아가며 삼촌을 닮아가고 싶은 마음이 점점 가득히 채워졌다면 나는 매일 같이 하나님을 만나며 그의 마음으로 채워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칠흑 같이 어두웠던 시간을 뚫고 찾아오신 그리스도 예수를 만난 그때의 감격과 갈라디아서 2장 20을 외치며 침례를 받았던 감동을 생각하며 매일 같이 하나님을 만나고 싶어하고 그의 마음을 닮아가고 싶은 마음의 회복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순종할 수 있는 근원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다시 나에게 손 내밀어 주셨다.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나서의 첫 시간, 그 시간이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시간으로 시작하는 기쁨의 시간이 되기를 성령님을 의지하여 기도로 올려 드립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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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식님의 댓글

김규식 작성일

아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디사이플을 등록하시고 수료까지 마치신 상연 형제님의 순종이 하나님께 드리는 아름다운 삶의 예배로 드려졌음을 믿습니다. 어떠한 상황 가운데서도 승주찬!!!